‘커플’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시대에 대한 통찰

커플의 종말

"커플은 종말을 맞을 것이며 인류애적인 새로운 사회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원제 La fin du couple
발행일 2019.6.14
ISBN 9791159313608
사양 면수 180쪽 | 크기 132x210mm
가격 14000원
분류 정치.사회, 인문.사회

책 소개

《리베라시옹(Libération)》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마르셀라 이아쿱이

커플의 종말을 예언하는 논쟁적 저작!

《커플의 종말》은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논평가이자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원장인 마르셀라 이아쿱의 저작으로, 프랑스의 결혼 제도와 관련 법의 변화를 다루면서 현대인이 추구해야 할 커플의 모델을 제안하는 인문서다.

저자 마르셀라 이아쿱은 철학자 미셸 푸코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동의하기만 하면 성도 하나의 자유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보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여성 해방을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커플이 종말할 것이므로 새로운 사회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독특한 견해를 펼쳐 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독자들은 프랑스의 커플에 관한 사회학적·역사적 분석, 나폴레옹 시대 이후 유럽에서 연애결혼의 유행, 톨스토이 작품에서 다뤄지는 결혼 제도와 연애의 의미, 빌헬름 라이히와 샤를 푸리에가 제시한 이상적 커플 모델 등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풍부한 지적 자극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당신은 정녕 로빈슨 크루소처럼 ‘나 혼자 살아가길’ 원하는가?

‘나 혼자’ ‘비혼’ ‘아싸(아웃사이더)’를 무작정 긍정하기에 앞서

당신을 혼자이게 하는 사회 구조를 추적하라!

프랑스의 저명한 법학자인 저자 마르셀라 이아쿱은 현재의 커플 구조와 결혼 제도가 오늘날 어떻게 고립사회를 초래했는지를 과감한 필체로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프랑스 커플 구조와 결혼 제도가 나폴레옹 시대 민법이 전복되면서 고독을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모하였다고 본다. 또한 커플을 비롯하여 다수의 사회관계를 분열시키는 중심에 국가가 있다면서 현재 커플 체제는 종말하고 말 것이라고 예언한다. 나아가 커플의 해체는 연대가 약한 사회를 만들어낸다는 위험성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하고 연대를 공고히 할 인류애적인 새로운 사회관계를 제안한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크로이처 소나타》, 샤를 푸리에의 《사랑이 넘치는 신세계》 등

인류의 고전에서 가져온 논거들로 풍성하게 전개해나가는

도발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주장!

“영원할 것만 같던 사랑인데… 불륜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가 결국 나를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

“욕정과 질투에 눈이 멀어 아내를 살해했습니다. 결혼은 섹스를 파괴로 이끄는 장치입니다.”

-《크로이처 소나타》의 포즈드니셰드

오늘날 부부 커플이 감소하고 이혼 건수와 부부 간 폭력에 대한 고소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고 영원할 것만 같던 커플과 결혼 제도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를 주장하기 위해 저자는 이른바 낭만적인 사랑이 어떻게 고립사회를 초래했는지 사회학적·역사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에 따르면, 나폴레옹 시대에는 결혼 외의 섹스를 나쁜 것으로 규정하면서 사적 영역을 공적 영역과 분리시켰으나 점차 연애결혼이 자리를 잡아가고, 1970년대 성 혁명이라는 방대한 자유가 도래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개개인의 성생활에 중재자이자 보호자처럼 나서게 되는데, 이는 현대의 결혼 제도와 커플 구조를 형성하게 하는 한편, 보호라는 명목으로 커플과 여러 사회관계를 해치게 하였다. 커플과 결혼 제도 자체가 지닌 결함 때문에 커플은 해체할 수밖에 없다면 이제 커플의 개념을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저자는 샤를 푸리에의 성적 박애주의 이론에 기대어, 섹스가 우리를 서로 갈라놓는 원인이 아니라 지금의 커플과 인간관계 전체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사회적 삶의 초석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추천평

“혁명적이고 유토피아적인 대담한 결론”_아마존 서평

“내밀한 삶에 관한 주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한 책”_옮긴이

 

 

책 속 한 줄

“우리가 낭만적인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보다 일단 사랑에 대해 개인이 하는 선택을 집단의 윤리 및 사회 조직에서 떼어내 스스로 조절되는 만남 시장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겼다.” 그래서 과거에는 두 사람이 커플이 되면서 동등한 지위와 이점을 교환했는데, 오늘날에는 그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파트너 ‘짝짓기’가 과거에 비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파트너 사이에 새로운 지배 관계가 생기고, 이 때문에 부부 관계가 점점 더 불행하고 불안정해지는 것이다.

p. 10-11

 

국가가 이처럼 사회관계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떠안게 된 것은 1970년대 성性 혁명으로 탄생한 가족 구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혼인 관계, 즉 부부가 가족의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어머니를 자녀와 연결하는 관계가 가족의 중심이 되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동반자로서 보조적이고 불확실하며 다른 사람으로 맞바꿀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아버지의 역할은 배우자가 어머니로서 자녀를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재정적·정서적으로 보조하는 것이다.

p. 19

 

톨스토이가 이 소설을 쓰면서 제기한 가설은, 당사자의 진실한 감정에만 의존하고 사회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애정 관계는 힘이 달려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는 이 결합을 거부하고 연인의 운명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음으로써 연인을 밀실에 가두어버리고, 그 밀실 속에서 열정은 서서히 식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연인이 열정에 북받쳐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아도, 내연 관계라는 틀 속에서 연인은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다. 혈혈단신인 이들은 사회의 공격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

p. 35

 

“나는 그걸 싸움이라고 불렀죠. 하지만 그건 싸움이 아니었어요.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수렁이 그저 드러나는 일일 뿐이었죠. 감각을 만족시키느라 욕망을 모조리 소진해버리고 나니, 우리가 맺고 있는 진정한 관계가 드러났죠. 계속해서 성욕을 가라앉히는 일로 이루어진 관계 말이에요. 우리는 서로에게 완전히 낯선 두 이기주의자일 뿐이었어요. 그저 상대방한테서 최대한 쾌락을 얻길 원했던 겁니다. 하지만 몰랐던 거죠. 결혼 초기에는 이런 반감이 일어나도 새로 달아오르는 감각적 쾌감, 그러니까 욕망으로 금세 가려졌거든요.” … 결혼이 남편과 아내를 하나로 결합시키긴 하지만, 이 결합은 증오가 표현되는 독특한 형태일 뿐이다.

p. 42

 

정략결혼을 한 부부 관계에서 남편이 성매매 여성, 정부, 방탕한 아가씨와 더불어 행하는 섹스는 부부간의 성적 의무, 즉 남편이 아내에게 행사하던 동물적인 권한으로서의 섹스와 정반대되는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과 하는 섹스가 의무였기에 선택하지 않고 복종했고, 따라서 멸시당하지 않았다. 반면 혼외 섹스에 동의하고 이를 실천하는 여자들은 멸시당했으며, 혼외 섹스를 통해 얻는 쾌락은 두 파트너를 결속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화하고 분리하고 서로 대립시켰다. 그런데 이 나쁜 섹스가 부부 관계로 은밀히 들어왔고, 이로써 결혼은 연애결혼으로 변신했다. 톨스토이의 가설에 따르면, 오늘날의 커플은 정략결혼에 ‘나쁜 섹스’가 들어옴으로써 탄생했다.

p. 46

 

나폴레옹 법전은 사적 세계와 공적 세계를 분리하는 벽을 세웠고, 일시적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국가가 사적 세계로 침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사회 내의 사적 영역에서 개인들이 맺는 관계를 관장하는 것은 바로 시민사회였다. 시민사회는 자신이 지닌 고유의 장치로 이 일을 해냈다. 이로써 가족, 친구, 이웃, 직업 사회 집단에 의해 스스로 통치되는 사회가 탄생했으며, 여기에 사법 당국은 침투할 수 없었다. 이런 중간 사회관계에는 가족처럼 분명히 규정되는 관계와 지인 관계처럼 테두리가 불분명한 관계가 모두 포함되었다.

p. 64

 

여자들을 이토록 지치게 만드는 것은 자녀를 돌보는 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느끼는 실제 감정과 이제껏 배워온 모성애라는 이상향 사이의 간격일 것이다. 이 모성애라는 이상향으로 인해 여자는 끔찍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여자가 자녀 때문에 가난해지고 고립될수록, 이런 감정은 차마 터놓고 드러내지 못하는 종양처럼 커진다. 한마디로, 여자들이 처한 노예 상태가 어머니가 됨으로써 얻는 기쁨으로 보상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게다가, 노예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대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모성으로 인해 겪는 손실과 고통이 성적인 면에서 보상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새로운 근대적 가족 구조에서는 여성이 차지하는 위치가 새로운 성도덕 규범의 내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p. 93

 

현재의 ‘섹스’ 체제에서는 아내와 동거녀들이 순수하게 내쫓는 성격을 띤 권한을 갖는다. 이 권한은―남자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끊임없이 강조되긴 하지만―가족생활을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깨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여성혐오와 남성 우월주의를 대체할 규범이 되는 모델을 만들려 한다. 이는 말 그대로 남편‑아버지라는 부차적이고 불확실하고 위험한 인물을 내쫓는 것이다. 평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람들을 뿔뿔이 갈라놓는 이 폭력은, 사실상 여자들을 불평등한 상황에 붙들어두기 위해 존재한다.

p. 129

 

라이히에게 성적 권리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유일한 권리였다. 그래서 그는 쾌락을 실천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모든 법을 국가가 폐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라이히가 보기에 성적 폭력과 폐단이 생기는 것은, 인간이 굴레를 씌워야 할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결함이 있는 사회 조직 때문에 인간의 욕구가 억압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성에 대한 자주적 결정’, 즉 그 어떤 법률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지 말해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기존에 정립된 질서를 비판하고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능력이 있는 국민이 존재하도록 해주는 요건이었다. 결혼 제도로 인해 성의 기능과 성을 충족시키는 일 사이에 온갖 불균형이 생겼다. 결혼 제도의 목적은 여성을 종속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권위적인 이념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p. 146-147

 

박애주의 원칙은 결혼과 연관된 성적 의무를 공동체 전체에 적용함으로써 이 의무 자체를 파괴한다. 그리고 성적 욕망과 동의 사이에 존재하는 이기적인 관계도 파괴한다. 이는 욕망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욕망을 북돋고 되살리고 더욱 잘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주는 일보다 타인에게 주는 일이 더욱 고결하다는 원칙을 세우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섹스에서 자기중심적인 힘의 대결이라는 측면이 일부 사라지고, 섹스는 보다 육체적인 즐거움이자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로써 무수히 많은 관계가 생겨 유동적이지만 견고한 사회관계망이 만들어질 것이다.

 

p. 164-165

목차

들어가는 글: 커플, 국가 그리고 고독
로빈슨 크루소처럼 행복하게 | 사회관계를 분열시키는 토대인 ‘국가’ | 가설

1장 톨스토이의 가설
첫 번째 가설: 결혼은 섹스를 사랑으로 바꾸는 장치다
두 번째 가설: 결혼은 섹스를 파괴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2장 결혼과 ‘나쁜 섹스’
부부간의 ‘좋은 섹스’
‘나쁜 섹스’에 동의할 권리 |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나폴레옹 시대 결혼의 위기: ‘나쁜 섹스’의 눈부신 도약
형법으로 ‘나쁜 섹스’에 힘을 부여하기 | 성 해방으로 ‘나쁜 섹스’의 지위 높이기

3장 추락하는 결혼, 승리하는 ‘나쁜 섹스’
불쌍한 어머니들
감정이 있거나 없는 섹스라는 이데올로기

4장 부부 강간 그리고 ‘섹스’ 체제의 완성
섹스에 관한 새로운 형벌
커플 바깥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 커플 강간
구조적인 변화
재건을 위한 결단

5장 커플에서 탈출하라
‘욕망’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샤를 푸리에 그리고 성적 박애주의
커플이라는 끔찍한 낭비 | 성적 박애주의 원칙 | 사랑의 계급과 천상의 커플
사랑의 궁정과 난교 행사 | 이상적 공동체 | 사회관계를 치유할 보다 나은 이론을 위하여

작가 소개

마르셀라 이아쿱 지음

Marcela Iacub (France)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연구 소장이자 《리베라시옹(Liberation)》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는 논평가다. 《범죄는 대부분 성적인 것이었다》(Flammarion, 2003), 《자물쇠 구멍으로. 19~21세기 공공연한 성 수치심의 역사》(Fayard, 2008), 《강간범 사회?》(Fayard, 2012) 등 여러 책을 썼다.

이정은 옮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낭트 시립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였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각방 예찬≫ ≪사람이 고프다≫ ≪만화로 보는 성sex의 역사≫ ≪떼쓰고 화내고 불안한 아이, 프랑스 부모는 어떻게 할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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