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불평등을 만든 처녀막의 무의미성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

발행일 2019.1.25
ISBN 9791159313264 03300
사양 면수 384쪽 | 크기 140x210mm
가격 20000원
분류 정치.사회, 페미니즘, 인문.사회

책 소개

남성 중심의 역사는 처녀성을 어떻게 소비해왔는가?

인류의 정신을 지배해온 ‘처녀성’ 연구에 관한 기념비작!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는 젠더불편등을 야기하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해온 ‘처녀막(hymen)’의 근원적 무의미성을 추적하고, 남성 중심적으로 소비되어온 ‘처녀성(virginity)’의 의미를 재조명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전통적인 인간 행위 연구에서 배제된 주제가 처녀성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관행이자, 이데올로기이자, 종교적 신념으로 자리잡은 처녀성은 한 분과의 학문으로 이해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이기에 비교문화적 맥락에서 고찰해야 한다. 이 책은 중세 로맨스 문학부터 현대 멕시코혁명의 주역이 된 여성 게릴라의 사례까지, 가부장적 사회와 보수적인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처녀성이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를, 방대하고 적확한 자료를 들어 설명한다. 또한 이성애 중심의 문화에서 배척당해온 성소수자들의 처녀성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는 페미니즘과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인식의 저변을 지배하고 있는 처녀성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저술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 책의 의미는 독보적이다.

 

프로이트의 ‘남근선망’보다 문제적인

‘처녀선망’에 관한 젊은 석학들의 도발적 연구

통상 처녀성은 성 경험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처녀성은 경제적으로 환산 가능한 화폐 가치를 가졌고, 생사여탈의 근거가 될만한 사실로 존재해왔으며,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성 정체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주요한 테제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신체에 부과되는 하나의 정체성으로서의 처녀성은 포착하기 어렵고 실체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메시지다. 처녀성은 본질적으로 존재적 불확실성을 함의하는 복잡한 상태인데, 역사적으로 기득권 남성들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처녀성 검사를 시행해왔다.

처녀성 검사는 남성이 여성에게 행사하는 권력을 긍정하고, 여성이 차별적인 이성애 모델을 수긍하게 했으며, 서로 다른 젠더 행동을 강조하고 지배와 복종의 헤게모니적 젠더 체계를 뒷받침했다. 처녀성 검사는 과거의 전유물이 아니다. 2011년 이집트 정부는 정치 현장에서 시위하는 여성 활동가들에게 처녀성 검사를 했다. 이 사실은 가부장적 정치체제에 의해 ‘정치적으로 통제되는 몸’의 문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여성을 착취하는 권력이 만든 ‘처녀성’이라는 판타지,

‘문화적 환상’을 만들어낸 ‘처녀막’의 무의미에 대하여

처녀성의 역사적 ․ 문화적 ․ 정치사회적 의미를 고찰하고, 처녀성의 사실적 ․ 상징적 기표가 되어온 처녀막의 무의미성을 탐구한 《우리는 처녀성이 불편합니다》의 저자들은 ‘저항적 일탈’의 상태를 공유한다. 저자이자 이 책의 편집자인 크리스티나 산토스와 아드리아나 슈파르에 따르면, 저항적 일탈이란 ‘규범에서 벗어나 대립하는 상태, 저항 성향’을 일컫는다.

중세 로맨스 문학, 대중의 인기를 얻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트와일라잇》 사가, 드라마 <트루 블러드>, 퀴어 영화의 전설이 된 데릭 저먼의 <세바스티안>, 영화 산업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들, 아랍 무슬림 사회의 특성을 공유하는 북아프리카 지역의 문학, 라틴아메리카의 여성 전사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매체와 문화 현상에 나타난 처녀성의 문제적 특성을 공유하는 이 책은 처녀성 개념과 처녀성 상실에 관한 다채롭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처녀성과 처녀막은 필연적 상관관계가 없다. 처녀성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젠더 행위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추천평

“지적이고 날카롭고 흥미롭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처녀성’에 관한 독보적인 책!”

_한네 블랭크(《Virgin》의 저자, 대니슨 대학교 교수)

“야심 찬 주제, 방대한 스케일, 인종과 시대와 문화를 절충한 놀라운 저작!”

_코린느 해롤(《Enlightened Virginity in Eighteenth-century Literature》의 저자, 앨버타 대학교 교수)

 

책 속 한 줄

이 책의 연구들은 주디스 할버스탐이 “퀴어 방법론”이라 부른 것, 일종의 “보물찾기 방법론으로 전통적인 인간 행위 연구들에서 일부러 혹은 우연히 배제되어온 주제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생산하는 방법들”에 기초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처녀성 문제에 접근하면서 독자들에게도 문제 자체의 복잡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p.25 서문

 

처녀성 검사로 처녀성 상실을 보여주는 행위는, 남성이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궁극적으로는 여성 자체에 행사하는 권력을 공고하게 한다. 따라서 처녀성 검사는 중세와 현대의 로맨스 문학 속에 젠더 정체성을 회고적으로 각인시키며, 차별적인 이성애 모델에 따라 작동하면서 상이한 젠더 행동을 강조하고 지배와 복종의 헤게모니적 젠더체계를 뒷받침한다.

p.56 1

 

 

처녀막은 불안하고 불확실한 역사로 점철된 불안정하고 모호한 개념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 처녀막에 관한 문화적, 문학적 관념이 처녀막의 실재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문학에서 표현되는 처녀막의 위치가 해부학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p.61-62 2

 

《트와일라잇》은 모든 혼외 성관계를 위험하다고 보는 금욕 중심 성교육의 성 혐오적 관점에서 독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성교육 프로그램들은 “보수적이고, 성에 부정적인 관점”을 옹호하며, 이성애적인 일부일처제 혼인 바깥의 어떠한 섹슈얼리티도 의심스러운 것으로 여긴다.

p.112 3

 

더욱이 이성애 규범적 젠더 권력 관계라는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구성물 속에서, 처녀성 상실은 여성에게는 권력 상실을 남성에게는 권력 획득을 의미한다. 여성은 처녀성을 상실하면서, 가부장제 시장에서의 가치 상실을 함께 경험한다. 처녀성 상실이 곧 상품으로서의 여성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125 4

 

세바스티안은 자신의 육체가 성기 삽입과 유사한 방식으로 훼손될 때 고통과 쾌락에 신음한다. 그의 “아름다운 죽음”은 금단의 열매를 처음으로 맛보는 행위, 처녀성을 강탈해 피를 흩뿌리는 행위(저먼 영화의 핵심 개념)의 은유로서 기능한다.

p.146 5

 

‘정상적’이거나 ‘적당한’ 성행위란 어떤 것이냐는 도덕적 쟁점 외에도, 에이즈 출현으로 표면화된 의학적 문제들이 존재했다. 에이즈로 페니스 삽입, 특히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삽입은 전염병 확산이라는 의학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 의료-윤리적 담론들은 정상/비정상, 건강/질병, 청결/불결, 도덕성/비도덕성 같은 이분법들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남성-남성 삽입은, 남성-여성 삽입과는 대조적으로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불결한 질병 상태로 분류되었다.

p.178 6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발리우드 영화는 인도 사회가 여성에게 가지고 있는 순수와 순결이라는 이상을 지지해왔다. 현재에도 발리우드 영화는 가부장적이고 국수주의적이며 포퓰리즘적인 견해를 유지하며, 여성의 주변성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전통적 태도를 용인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p.196 7

 

‘입’은 표현되어서는 안 되는 것을 표현하고, 감춰진 욕망을 폭로하며, 위협적인 차이들을 풀어 놓는다. 그리하여 입은 가부장적 담론의 핵심인 남근-이성중심성(phallogocentric)을 전복시킨다.

p.218 8

목차

서문
처녀 선망: “우리를 애태우는 처녀의 이중성”
_조너선 앨런, 크리스티나 산토스, 아드리아나 슈파르

1부 너무 많은 고통 뒤의 너무 적은 보상
1장“내 몸을 베어 시트에 피를 묻히리라”:중세와 현대 오리엔탈 로맨스 문학의 처녀성 검사
_에이미 버지
2장 쾌락과 고통 사이: 처녀막의 텍스트 정치
_조디 맥앨리스터

2부 피, 피, 피… 더 많은 피
3장 《트와일라잇》 사가에 나타나는 처녀성과 금욕의 정치
_조너선 앨런, 크리스티나 산토스
4장 영원한 처녀: 〈트루 블러드〉에 등장하는 제시카의 뱀파이어 처녀성
_재니스 지헨바우어, 크리스티나 산토스

3부 남자도 처녀다: 퀴어 남성의 처녀성
5장 “퀴어 성자: 데릭 저먼의 〈세바스티안〉에 나타나는 남성의 처녀성
_케빈 맥기네스
6장 소년다움, 계집애 같음, 퀴어 남성의 처녀성 재현하기 :압델라 타이아와 아이트-체키브 자지리
_깁슨 엔큐브

4부 덫에 걸린 성: 사회적 쟁점과 정치로서의 섹슈얼리티
7장 발리우드 영화와 처녀: 인도 여성과 벌여온 불장난의 역사
_아스마 세이이드
8장 여장부와 “성적 희생 제물”의 육체 단속하기: 라틴아메리카의 처녀성 수행 방식
_트레이시 크로 모리, 아드리아나 슈파르


주석
참고문헌
색인
저자 약력

작가 소개

조너선 앨런 지음

브랜던 대학교의 부교수로 젠더와 여성 연구, 영어와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캐나다 연구 장Canada Research Chairs 프로그램의 퀴어 이론 책임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면에서 독해하기: 항문의 문화적 분석Reading from Behind: A Cultural Analysis of the Anus》을 저술했다.

크리스티나 산토스 지음

브록 대학교의 부교수로 사회문화적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을 괴물 같은 존재로 묘사하는 사회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생애서사에 나타나는 정치적, 사회적 일탈과 트라우마 역시 그녀의 중요한 연구 주제다. 《저항적 일탈: 문화적 상상 속에 자리잡은 실재의 허구성Defiant Deviance: The Irreality of Reality in the Cultural Imaginary》, 《상상 속 괴물: 괴물과 기형성의 인간적 재창조The Monster Imagined: Humanity’s Re-Creation of Monsters and Monstrosity》, 《문학과 예술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일탈Monstrous Deviations in Literature and the Arts》 등의 저술이 있다.

아드리아나 슈파르 지음

라틴아메리카 문학, 특히 아르헨티나 문학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요소와 정치적 요소 간의 긴밀한 결합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저작 《멘도자의 어머니Mother of Mendoza》는 최근 관심을 쏟고 있는 증언문학 연구의 결과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맥이완 대학교 인문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혜경 옮김

고려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번역과 글쓰기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에 기여하고자 한다. 《사회이론의 역사》, 《시민사회와 정치이론 1, 2》, 《음식의 문화학》, 《저항은 예술이다》를 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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