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문고·고전의 세계

신학-정치론

시대를 앞서간 고독한 사상가 스피노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신학-정치론》. 스피노자 사상의 흔적과 목적, 시대적 중요성과 의미에 다가갈 수 있는 저작.
원제 Tractatus Theologico-Politicus
발행일 2018.7.20
ISBN 9791159312533 04200
사양 면수 172쪽 | 크기 128x188mm
가격 9900원
분류 고전의세계

책 소개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로 우리에게 유명한 스피노자. ≪윤리학≫을 통해 스피노자의 형이상학적인 신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할 수 있다면, 이 ≪신학-정치론≫에서는 그의 사상의 흔적과 스피노자가 어떻게 이러한 사상적 틀을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근거와 스피노자 사상의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창백한 은둔자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고독한 사상가 스피노자의 면모를 보여주며, 사상의 시대적 중요성과 의미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1. 종교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인간의 모든 문제를 신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맹신이 지배하고 있던 유럽에서 신이 육체가 없다는 점, 천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영혼이 불멸한다는 점 등을 뒷받침할 근거가 성서에는 없다고 주장한 학자가 있다.
바로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Benedict de Spinoza(1632~ 1677)다. 하나의 거대 세력으로 존재했던 기존의 종교를 비판한 스피노자를 중세는 이단자, 별종 취급했다.
시대로부터 외면당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사상을 전개했던, 시대를 앞서간 사상가 스피노자는 신을 자연의 모든 것을 창조한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 실존하는 존재로 파악했으며,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과 성서 해석, 철학과 신학의 분리를 통해서만 진정한 종교와 신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피노자는《신학-정치론Tractatus Theologico-Politicus》(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018)에서 올바른 종교는 사람들에게 관용과 자유를 주는 것이어야 하며, 왜곡된 성서 해석과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종교가 정치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로 인한 다툼과 분쟁, 죽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여전히 지켜봐야 하는 지금, 스피노자의 사상은 올바른 종교와 신앙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2. 스피노자는 기존의 종교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교라는 굴레에 매인 인간이 자신의 예속성을 반성하고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인간의 이성을 신이라는 존재로 억압하고 신의 권능으로 인간을 지배하던 시대에 스피노자는 인간의 이성을 예찬하고, 성숙한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길과 인간 행복의 실현을 제시했다. 이러한 인간과 이성에 대한 스피노자의 사상은, 종교와 세속의 정치 권력에 짓눌린 학문과 인간의 자연권을 되살리기 위한 프랑스 혁명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18~19세기의 사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근대를 자극했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그의 굳건한 믿음은 후에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등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를 통해 스피노자는 근대 완성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이러한 스피노자의 진면목을 먼저 알아본 분야가 성서학이다. 18세기 이후 발전하기 시작한 성서 연구는 스피노자가 시작한 성서의 세속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스피노자의 성서 해석 방법론은 성서에 객관적인 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이를 통해 성서의 의미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종교라는 잣대로 평가되지 않은 그의 방법론에 대한 이해는 그의 형이상학에 대한 재평가를 가능하게 했으며,’스피노자 르네상스’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스피노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질 들뢰즈 등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스피노자의 성서 해석 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스피노자 사상의 새로운 면들을 들춰내주고 있다.

3. 스피노자는 성서에 대한 역사적-철학적 비판을 통해 야스퍼스Karl Jaspers가’철학적 종교’라고 부르는 독창적 영역을 개척했다. 이는 기존 교회와는 대립되었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어떤 경우에도 신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인간을 해방시키며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함을 알리기 위해《신학-정치론》을 집필했다. 그는 성서 해석을 구원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수단으로 생각했다.
《신학-정치론》은 서문과 스무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서문과 세 편의 논문(7장, 12장, 15장)만을 골라서 옮겼다. 서문은 이 책 전체에서 스피노자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나머지 세 편의 논문은 스피노자의 방법론, 즉 기존의 종교를 비판하고 새로운 종교를 지향하는 스피노자의 이론적 틀을 알 수 있는 글로, 당시 종교 상황에 대한 스피노자의 통렬한 비판이 담겨 있다.

1장과 2장은 성서 해석에서 스피노자의 대전제는 성서를 해석하는 것과 자연을 해석하는 것이 같다는, 즉 자연적 해석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려 있다. 자연적 해석이란 자연 역사를 검토해 확실한 사실을 토대로 자연 현상에 정의를 내리는 것처럼, 성서로 성서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그 근본 원리들에서 결론을 추론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적 해석은 자연에 적용하는 인과율적 이해를 성서 자체에 적용하는 것이다. 3장에서는 철학을 신학에 종속시킨 중세적 흐름과 신학을 철학에 종속시키는 계몽주의적 입장에 모두 반대하면서, 철학과 신학이 각각 독립된 영역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
철학을 신학에 신학을 철학에 종속시키는 것은 모두 잘못이며, 이로부터 신학과 종교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나온다고 보았다. 스피노자가 이렇게 철학과 신학 각각의 독립성을 강조할 수 있었던 것은, 스피노자에게 철학은 진리의 영역으로 이성에 의해 수행되는 분야이며, 신학은 도덕적 명령을 수행하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신학-정치론》에 나타난 성서 해석은 과거의 예언자들과 성직자들이 갖고 있던 권위를, 역사적-언어적 방법으로 성서를 해석하는 사람들에게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권위 있는 사람의 해석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 독자적으로 성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종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4.《신학-정치론》은 스피노자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발표 당시에는’위험하고 천박한 책”가장 유해한 책”불경스럽고 신을 모독하는 책”극악무도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선구적인 책”혁명적, 민주적, 진취적인’책으로 평가받고 있다.《신학-정치론》의 의도는 종교와 미신을 구별하지 못하는 일반 사람들에게 올바른 종교의 의미를 찾아주는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진정한 종교란 사람들에게 관용과 자유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종교는 미움과 불화, 불안으로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신뢰와 관용과 자유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러므로 성서를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스피노자 당대에 행해지던 종교적 박해와 억압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는 시대적인 억압과 불안으로부터 종교와 역기능을 폭로하고 자유과 관용을 지향하는 새로운 종교에 대한 이념을 내놓았다.

목차

들어가는 말
서문

제1장 성서 해석에 관해서
제2장 거룩한 법의 진실한 기원에 관해서, 그리고 성서는 어떤 의미에서 거룩한 문서인가. 성서가 신의 말씀을 포함하고 있는 한에서, 성서는 훼손되지 않고 우리에게 전해졌다
제3장 이성이 신학에, 신학이 이성에 종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어떤 근거에서 우리가 성서의 권위를 확실할 수 있는가

해제-스피노자, 미신과 종교, 종교와 철학의 경계에 서다
1. 왜 ≪신학-정치론≫인가
2. 스피노자의 삶과 시대 : 신 도는 자연
3. 스피노자의 신 :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
4. 스피노자의 종교 : 상상과 이성
5. 스피노자의 성서 : 자연적 해석
6. 스피노자의 자유 : 보편적 종교
7. 다시 생각하는 스피노자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작가 소개

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 지음

스피노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접한 스콜라 철학과 데카르트의 철학과의 만남은 스피노자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리고 점차 유대교와 단절하기 시작한다. 매우 창의적인 사고를 지녔던 그는 정통적 교리와 성서 해석에서 벗어나 전통과 권위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그는 신이 육체가 없다는 점, 천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영혼이 불멸한다는 점 등을 뒷받침할 근거가 성서에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계기로 유대 교회는 스피노자를 매수와 협박으로 회유하려 하나 실패하자 그를 파문시킨다. 그 후 스피노자는 렌즈 깎는 일로 생계를 유지한다. 《신학정치론》은 논쟁적인 내용 때문에 익명으로 출간했으나 곧 스피노자가 저자임이 밝혀져 개혁 교회로부터 폐기 선고를 받고 금서로 공표된다.

김호경 옮김

김호경은 1979년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갔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20대를 보내면서 늘 어정쩡한 상태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그 속에서 국문학에 대한 미련은 여전했지만 하나님에 대한 의문도 만만치 않았다.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헤집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졸업 후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생활 중 가장 값진 경함이라면 성서 신학의 즐거움을 맛본 것이다. 신학을 공부한 지 4년 정도 지나서야, 성서를 분석하고 그 속의 의미를 찾는 일에 평생을 걸어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공식적인 신학자가 되었다. 신학을 공부한 지 15년이 지난 후였다. 이제야 비로소 신학을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질문은 늘 답을 주는 법, 신약성서의 본문에만 고정되었던 눈을 돌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20년 전 처음 가졌던 역사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되었다. 지금, 이곳에서, 왜 신학을 하는지, 그 물음이 화두가 되었다.
그는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서술하고 있다. 그의 역사 이해의 출발점에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이해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초월성이 인간의 역사와 맺는 관계에서 시작된 물음은 결국 초점을 인간에게로 옮겨놓았고, 인간사에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까지 이른다. 기회가 닿으면 역사 속의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엮어봄으로써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고 사랑했다는 성서의 이야기를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의미 있게 회복시켜보고자 한다. 주요 논문으로는 <누가공동체의 식탁교제와 선교>, <성전 상징으로서 누가공동체의 식탁교제>, <여성, 교회, 그리고 사회, 그 역학관계>등과 《성서묵시문학이해》, 《성서시대와 역사와 신학》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에 출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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