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 악티바 개념사 20

자본주의

홍기빈 지음
발행일 2010.8.20
ISBN 9788970137759
사양 면수 151쪽 | 크기 148*210mm
가격 8500원
분류 비타악티바

책 소개

1. 생산․화폐․권력 ―세 가지 열쇳말로‘자본주의’의 수수께끼를 풀다

“자본주의라는 말이 하나의 수수께끼가 되어버렸다.” 저자의 말처럼, 오늘날 ‘자본주의’는 누구나 쓰는 말이면서 아무도 정확한 뜻을 모르는 ‘모호한’ 개념이다. 그 탄생 시점부터 강력한 부정이나 옹호 같은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온 ‘위험한’ 개념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말을 근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핵심어로 여기고 연구했음에도 그 보편적인 정의는 모호한 상태이며, 현실의 자본주의 체제가 놀라운 변이를 거듭하는 가운데 개념의 혼란상은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 말을 폐기하고 ‘시장 경제’니 ‘산업 사회’니 하는 다른 말로 대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문제는, 현실에서 이 말을 쓸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삶과 인류의 앞날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적 차원에서 엄청난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자본 축적’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는 이 관계의 미래를 절실한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지금 인류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 하나는 ‘자본주의의 미래’인 것이다.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개념사’ 시리즈의 스무 번째 권《자본주의》는 이 모호하고 위험한 개념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지구정치경제의 구조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개진해온 소장학자 홍기빈(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자본’을 정의하는 세 가지 관점, 즉 ‘생산ㆍ화폐ㆍ권력’이라는 세 가지 열쇳말을 방향타로 삼아 ‘자본주의’라는 미궁을 헤쳐 나갈 것을 제안한다. 생산ㆍ화폐ㆍ권력이 모두 자본주의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로 등장했으며 이후 자본주의가 지구적 차원에서 심화ㆍ확장되어갈 때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세 가지 열쇳말을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지난 몇백 년의 역사에서 보여준 진화 과정을 포착하며, 고전적인 자본주의 이론들과 자본주의의 장기적인 역사적 경향에 대한 논의를 역시 생산ㆍ화폐ㆍ권력이라는 축을 따라 살펴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저자는 대안적 자본주의 이론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즉 자본주의를 ‘권력과 화폐와 생산의 결합체’로 파악할 때 자본주의라는 현실의 복잡성과 총체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본주의가 보여준 눈부신 변신의 역사를 바탕으로 생산ㆍ화폐ㆍ권력이라는 세 요소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자본과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모색하고 있는 이 책은 오늘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체제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2. 자본주의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자본주의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그렇듯이, 이 질문 역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힘든 거대한 주제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열쇳말, 즉 생산ㆍ화폐ㆍ권력의 차원에 초점을 두면서 18세기까지의 자본주의 발생의 역사를 압축한다.
저자에 따르면 르네상스의 거대한 가치관 전환을 거치면서 경제적 이익 자체를 목표로 삼는 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딛고 돈에 대한 욕심과 사치야말로 인간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진정한 원동력이며 미덕이라는 생각이 서서히 자리 잡아간다. 이에 더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용을 위한 생산’이 아닌 ‘이윤을 위한 생산’이라는 경제 원리로 사회 전체를 재구성하게 된다. 즉 직접적인 욕구 충족을 위한 전통적인 생산 방식이 더 많은 이윤을 내는 새로운 원리에 따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생산 조직까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이때 생산성 자체에 대한 사고와 어느 만큼의 돈을 벌어들이는가라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근대 유럽 문명에 나타난 화폐적 이윤에 대한 맹목적 추구는 생산 과정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하고, 자본가ㆍ노동자ㆍ이윤ㆍ임금 등의 여러 사회적 형식을 새로이 출발시켰다. 저자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가 화폐 경제가 작동하는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여러 제도적ㆍ사회적 형식들이 생산 활동 그 자체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생산과 무관하게 온갖 대규모 수익의 기회를 좇는 권력체들의 대규모 사업 활동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회사 제도, 화폐 금융 체제, 조세 국가, 산업 및 무역 정책들이 그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생산 활동의 재구조화와 조응해 사회 전체의 틀을 끊임없이 재구조화하는 것은 국가를 비롯한 대규모 권력체들의 활동이었다.
자본주의의 의미와 정체가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의 출현 배경을 단선적인 인과 관계의 틀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생산ㆍ화폐ㆍ권력을 중심으로 나타난 여러 측면들, 즉 농업 생산력ㆍ농촌 공동체 해체ㆍ도시 상업의 확장ㆍ중상주의 국가의 출현ㆍ계급적 역학관계ㆍ세계관의 변화 등을 포괄적으로 종합하여 이해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3. 생산이냐 돈벌이냐 권력이냐 ― 자본과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길
자본주의에 대한 고전적 이론이 형성된 19세기와 20세기에도 생산, 화폐, 권력이라는 요소는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19세기 초 산업혁명을 통해 시장 경제 혹은 시장 사회가 자본주의 경제와 자본주의 사회로 이동하면서 자본주의 혁명이 새로운 사회의 비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현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거나 비판적으로 분석한 것이 애덤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 그리고 카를 마르크스의 경제 이론들이다. 이들 이론의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공통적으로 이들은 자본을 생산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자본주의 사회를 생산 과정으로 확장으로 이해했다. 특히 저자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이 현대인의 의식과 현대 사회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그의 이론은 20세기의 세계사적 사건인 공산주의 운동의 이론적 바탕이 되었고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를 전면적으로 혹은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대안적 사회 경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영감과 비판의 원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중심의 이러한 변화는 19세기 후반 독일인들에게 ‘더 많은 이윤의 추구’라는 새로운 정신적 태도로 비쳤다. 즉, 화폐라는 경제적 합리성을 드러내는 도구를 통한 이윤 창출의 원리가 기존 사회 조직을 해체하고 재구성해내는 핵심 원리가 되어가는 자본주의의 얼굴을 본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좀바르트는 일관되게 근대 자본주의의 본질을 더 많은 화폐를 얻기 위한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정신적 태도라고 본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서 그리고 체제 전체의 조직 및 작동 원리에서 화폐 이윤을 얻기 위한 계산적 합리성이라는 원리가 발견되는 것이 근대 자본주의의 출현이라는 것이다. 베버 또한 근대 자본주의에서 단순히 화폐에 대한 욕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폐를 합리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태도의 연원을 청교도적 성실함과 합리성에 있다고 보았는데, 저자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연구가 자본주의 이론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어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자본을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이윤을 낳으며 팽창하는 화폐로 이해하고 이러한 태도가 사회 전체의 조직 원리가 되는 상태를 자본주의 사회로 이해한 좀바르트와 베버의 이론을 앞서 언급한 이론가들과 대비시키면서 이들의 사고방식이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근대 자본주의 비판 이론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앞의 두 시각은 경제가 정치 및 여타 사회 영역과 구별되어 독자적으로 작동한다는 생각을 공유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와서 벌어진 자본주의의 현실은 이러한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독점 자본주의, 제국주의 등으로 불리는 이 시대의 자본주의는 독점 대기업들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소멸시켜버리고, 사회 전체의 권력을 움켜쥔 국가 기구나 다른 사회 제도들을 이윤 추구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자본주의에서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권력의 작동이 본질적 요소임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이론으로 정리한 이들이 아날학파의 브로델과《유한계급론》으로 잘 알려진 베블런이다. 브로델에게 자본이란 시장 경제에서의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을 독점하거나 뜻대로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을 뜻한다. 또 베블런은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산업 활동industry과 영리 활동business이 전혀 다른 것이라는 사실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생산 활동과 본질적으로 무관한 영리 활동이 공동체 전체의 산업 활동을 총체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이 바로 자본주의라고 말한다.

 

4. 자본주의의 변신, 자본주의의 미래 그리고 인류의 운명
산업 자본주의의 축적이 가져온 대공황을 거친 1930년대 이후의 자본주의는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다. 막대한 재정 투입으로 시장에 개입하며 경제와 융합된 국가는 고용과 복지를 내세워 중앙 계획 요소를 도입하고, 안정된 원료와 상품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침략과 전쟁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본 축적은 계속되었고 사회주의로의 이행도 일어나지 않았다. 20세기 후반 들어서 자본주의는 다시 한 번 변신한다. 1980년대에 수정 자본주의는 후퇴하고 투자 은행과 자본 시장이 세상을 지배하는 금융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대가 등장한 것이다. 기업 경영, 노사 관계에서부터 금융 체제, 정부 개입, 국제 관계에 이르기까지 오직 자본 시장의 독재라는 원칙 하나로 자본주의를 재구조화한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현실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2008년 이후 본격화된 전 세계 금융 위기와 재정 위기 이후 새로운 자본주의로 변신할 기로에 있으며 그 방향은 현재 가늠할 수 없다.
그런데 이처럼 숨 가쁘게 모습을 바꾸면서 자본 축적을 이어온 자본주의로서도 생태 위기라는 장벽은 현재까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된 산업화가 지구 생태 환경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는 사례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사막화, 물 부족, 지구 온난화 등 생태적 한계에 직면한 자본주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진화해나갈 것인가? 생태적 한계와 자본주의의 작동 구조가 얽혀 엮어낼 인류의 미래는 어떤 내용으로 펼쳐질 것인가?

 

5. 이 책의 구성
1장에서는 자본과 자본가에서 파생된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보편적 정의를 얻지 못하고 격렬한 논쟁에 휩싸여 있음을 지적하면서, 대표적으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시장주의의 자본주의 정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2장에서는 생산ㆍ권력ㆍ화폐라는 열쇳말을 중심으로 19세기 초까지의 자본주의의 발생 과정을 일별해본다. 그리고 3장에서는 자본에 대한 이해의 중심을 각각 생산, 화폐, 권력에 두고서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을 전개한 사상가들의 자본주의 개념을 살펴본다. 이 과정은 19세기 이후에도 생산, 화폐, 권력을 축으로 하여 계속 모습을 바꾸어간 자본주의의 변화 과정과 중복되는 것이기도 하다. 4장에서는 자본주의의 장기적인 역사적 경향에 대한 논의로 역시 생산, 화폐, 권력이라는 세 개의 축을 따라 살펴본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자본과 자본주의를 생산, 화폐, 권력이라는 어느 하나의 축으로만 이해하려는 관점이 일면적임을 지적하고, 자본주의를 그 세 개의 얼굴을 가진 하나의 통일체로 보는 관점을 제안한다.

 

6. 지은이 홍기빈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요크 대학 정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투자자-국가 직접 소송제―한미 FTA의 지구정치경제학》,《소유는 춤춘다―세상을 움직이는 소유의 역사》 등이 있으며, 역서로《거대한 전환―우리시대의 정치ㆍ경제적 기원》,《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다수 문명에 대한 사유 외》,《자본의 본성에 관하여 외》,《권력 자본론―정치와 경제의 이분법을 넘어서》 등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 지구 정치경제 칼럼니스트로 정기ㆍ비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지구 정치경제의 구조 변화와 일본 자본주의의 구조 변화이며, 서구 정치경제사상사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작가 소개

홍기빈 지음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외교학과 대학원에서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학위를, 토론토 요크 대학 정치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서 지구정치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왔다. 폴라니, 베블런, 캅 등의 ‘제도주의 전통’에 근거하여 대안적인 정치경제학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지구정치경제 체제의 변화 과정을 포착하는 것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지은 책으로《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출간 예정),《자본주의》,《투자자 국가 직접 소송제 ― 한미 FTA의 지구정치경제학》,《소유는 춤춘다》,《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가 있으며, 폴라니의《거대한 전환》과 베블런의《자본의 본성에 관하여 외》등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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