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

발행일 2004.12.20
ISBN 9788970134802
사양 면수 312쪽 | 크기 128x188mm
가격 8500원
분류 메피스토

책 소개

1. 유쾌한 웃음, 경쾌한 풍자 ― 코믹 SF의 신화를 만난다
1978년 라디오 드라마로 시작해 여러 장르로 모습을 바꾸어온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거의 신화가 된 현대 SF의 고전이다. 광대한 은하계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우주 히치하이커들의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보여주는 이 시리즈는, 엉뚱하고 기발한 착상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한편, 모든 거대한 것들에 대한 가차없는 조롱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삶과 문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마치 농담처럼 비틀어 제기하는 독특한 개성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켜왔다.

기타리스트이자 컴퓨터 전도사로, 또 멸종 생물 탐사보고서인《마지막 기회》를 펴내며 아마추어 동물학자로도 활동했던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는 우주적 상상력과 경쾌한 풍자가 빛나는 이 시리즈로 휴고 상, 골든 팬 상 등을 받으며 현대를 대표하는 SF 작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과학적 근거나 인류의 운명, 미래의 비전 같은 과학 소설의 무거운 외피를 벗어던지는 대신, 끊임없이 터지는 웃음 속에 삐딱하지만 따뜻한 인간의 모습을 담은 그의 작품은 ‘코믹 SF’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불러일으켰다. 시리즈의 3권이 출간된 1982년에는《뉴욕 타임스》와《퍼블리셔스 위클리》베스트셀러 목록에 작품 세 권이 동시에 올라가는, 영국 작가로는 유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그의 작품들은 독일, 호주, 일본 등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 모두 1,500만 부 이상 팔리며 ‘히치하이커’ 신드롬을 전 세계로 확장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새와물고기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나, 4권까지만 나온 상태에서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다. 열혈 독자들은 미번역된 5권을 토막토막 번역해 올리며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헌책방에서는 한 권당 10만 원대에 거래되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5권이 포함된 이번 완결판의 출간은 그동안 이 책을 기다려온 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걸작의 명성을 확인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2. 수많은 장르로 진화해온‘히치하이커’시리즈의 최종 완결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는 전 세계 과학 소설 독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신화로, 숨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시리즈는 1978년 코미디와 사이언스 픽션을 합친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던 젊은 작가 애덤스와 이 구상에 전적으로 동의한 BBC 라디오 프로듀서 사이먼 브렛이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해서 6회짜리 라디오 드라마로 출발한 시리즈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팬들의 반응에 힘입어 텔레비전 드라마, 책, 레코드 앨범, 컴퓨터 게임, 연극, 심지어 타월과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온갖 버전으로 확장되었으며, 할리우드에서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이야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는커녕 배치되거나 동떨어진 채 여러 장르로 모습을 바꾸어온 탓에,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발표 시기가 제각기 다른 여러 버전들이 있었다. 이번에 책세상에서 소개하는《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이 시리즈의 다양한 버전들을 한데 모은 최종 완결판이다. 시리즈의 역사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중계하는 애덤스 자신의 독특한 서문〈안내서에 대한 안내〉와   4권의 ‘보너스 스토리’〈젊은 자포드 안전하게 처리하다〉 그리고 5권《대체로 무해함》은 완결판에만 실린 작품으로, 모두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3. 세계 정상급의 상상력을 즐겨라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리고 독창적이다.《보스턴 글로브》의 표현대로 “세계 정상급의 상상력을 소유한” 작가가 어떤 형식이나 권위에 구애됨 없이 마음껏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논리적 근거나 이야기의 개연성 같은 것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과학 이론에 기초해 치밀하게 스토리를 전개하는 하드 SF와 달리, 이 책의 매력은 ‘과학성’ 따위는 무시해버리는 ‘배포 큰’ 상상력과 익살스러운 유머에 있다.

지구가 어떤 초지성적인 종족이 설계한 슈퍼 컴퓨터라는 설정에서 알 수 있듯이, 엉뚱하기 그지없는 무수한 인물과 무수한 사건들이 우주와 지구, 선사 시대와 5조 7,600억 년 후를 오가며 정신없이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모험담. 여기서 독자들이 할 일은, 때로 폭소를 터뜨리고 때로 소리 죽여 낄낄거리며 이 특별한 시공간 여행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

4. 시끌벅적 야단법석 좌충우돌 우주 모험담
온갖 이야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분출하는 이 시리즈의 특성상 줄거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최후의 지구인 아서 덴트 일행이 맞닥뜨리는 방대한 우주 여행에서 몇 가지 모험의 가닥을 잡아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선,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질문을 찾아가는 여정이 있다. 돈벌이 수단을 지키려는 우주 정신분석학자들의 음모와 지구 파괴의 비밀이 이 모험과 얽혀든다. 두 번째는 우주의 지배자를 찾아가는 모험. 머리가 둘 달린 은하계 전 대통령 자포드가 우주선을 훔친 것도, 자신의 기억 한 부분을 봉해버린 것도 모두 우주를 지배하는 존재를 찾기 위해서였다. 결국 찾아가 만난 우주의 지배자는……아주 소박하고 귀여운 모습이다.

명색이 과학 소설인 만큼, 우주를 구하는 모험도 빠질 수 없다. 다른 세계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던 크리킷 행성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행성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 것이 문제였다. 우주의 괴멸을 막기 위해, 크리킷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아서 일행은 시공간을 넘나든다. 그들은 우주를 구했을까? 또 그들은 신이 피조물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찾을 수 있을까? 

5. 익살스러운 유머 속에 깃든 연민과 성찰
히치하이커 시리즈에서는 한없이 심각한 이야기와 또 한없이 사소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나든다. 우스꽝스러운 사건들 사이로, 농담을 하듯 삶과 우주의 근원을 묻는 질문이 불쑥 끼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부조화 속에서 끊임없이 웃음이 유발되는 한편, 모든 거대한 것들이 가차없이 조롱당하고, 인간의 탐욕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섞여든다.

한없이 우스우면서도 한없이 냉소적인 이 시리즈가 따뜻한 웃음을 잃지 않는 건 작가가 평범한 인간에게 보내는 애정과 연민 때문일 것이다. 느닷없이 우주 대모험의 주인공이 된 아서 덴트는 야심도 특별한 능력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모험심도 없는 소심한 인물이다. 우주의 존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의에 가슴 벅차하기보다는 따뜻한 홍차 한 잔을 갈망하는 그는 SF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영웅이 아니라 안티 히어로에 가깝다. 그러나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하루하루 국지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홍차 한 잔으로 대변되는 일상의 온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아닐까.

6. 히치하이커가 되어 은하수를 여행하는 특별한 경험 ― 완결판 각권 스케치
1. 안내서에 대한 안내 Guide to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라디오 드라마로 시작해 텔레비전 드라마, 음반, 컴퓨터 게임, 연극, 책, 영화 등 온갖 버전으로 확장과 진화를 거듭해온 ‘히치하이커’ 시리즈의 숨은 역사.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지구 행성을 떠나는 방법에 대한 아주 실질적인 정보가 함께 실려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우주인들의 초공간 우회로 건설 때문에 지구라는 컴퓨터가 파괴된다. 가까스로 탈출한 최후의 지구인 아서 덴트는 우주의 히치하이커 포드 프리펙트와 함께 머리가 둘 달린 전 은하계 대통령 자포드 비블브락스 그리고 육 개월 전 지구를 떠났던 트릴리언을 만난다. 이들이 함께하는 특별한 시공간 여행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2.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 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우주가 끝나는 순간으로 쏘아 올려져 부서진 행성의 잔해 위에 만들어진 레스토랑 밀리웨이스. 당신은 몇 번이고 원하는 만큼 이곳에 와서 우주의 모든 피조물들이 폭발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호화스러운 만찬을 즐길 수 있다.

3.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선사 시대 지구의 동굴 속에서 턱수염에 토끼뼈를 끼우고 있는 아서 덴트. 이제 그와 친구들은 우주를 파괴하려는 크리킷 행성의 계획을 저지해야 한다. 그들은 과연 우주를 구할 수 있을까? 삶과 우주와 모든 것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4.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지구가 파괴되기 바로 직전에, 작은 카페에 앉아 어떻게 하면 착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깨달았던 여자를 기억하는지? 이 책은 그녀의 이야기다. 지구가 다시 살아난 대신 사라진 돌고래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젊은 자포드 안전하게 처리하다 Young Zaphod Plays It Safe
모종의 비밀을 싣고 블랙홀로 향하던 ‘완벽하게 안전한 배’가 침몰한다. 침몰의 원인은 다름 아닌 바다가재 요리……역사상 가장 위험한 생물, 시리우스 사이버네틱스 주식회사가 디자인한 주문용 합성 인격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5. 대체로 무해함 Mostly Harmless
아서 덴트는 다시 지구로 돌아오려다 샌드위치 제조의 대가라는 명예로운 직위에 안주한다. 한편《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비밀스럽게 변신하는 것처럼 보이고, 포드 프리펙트는 도주하던 중 아서 덴트와 마주치는데, 아서의 딸은 막 포드의 우주선을 납치한 참이다.

7. 관련 사이트 안내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고향인 영국뿐만 아니라 전 유럽과 미국, 브라질, 일본과 러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열광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탁월한 유머 감각을 보여주는 시리즈의 성격에 걸맞게 팬들 역시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는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애덤스를 추모하고 있다. 수천 개에 이르는 관련 사이트 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한다.    

1. 더글러스 애덤스 공식 사이트
-www.douglasadams.com : 더글러스 애덤스 자신이 운영하던 사이트로, 그의 사후에는 기념․ 추모 사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2. 팬사이트
-http://www.zz9.org : 공식 팬클럽 사이트.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ZZ9 Plural Z Alpha>는 5권《대체로 무해함》이 출간되기 전부터 같은 제목의 뉴스레터를 발행했으며, 티셔츠나 볼펜 같은 관련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는 등 강한 결속력과 활동력을 자랑하는 열혈 그룹이다.
-http://douglasadams.info : 히치하이커 시리즈와 더글러스 애덤스에 대한 일종의 포털 사이트. 다양한 사이트를 소개하고, 일일이 평점을 매겨놓았다.  
-http://www.douglasadams.se : 아래의 http://www.floor42.com와 함께, 충실한 포럼 등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개인 사이트다.
-www.floor42.com            
-http://anotherchancetosee.blogspot.com : 야생 동물과 멸종 위기 동물 보호에 힘쓴 아마추어 동물학자로서의 애덤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http://www.android.org.uk : 아주 특별한 로봇 마빈의 노래와 시를 만날 수 있다.    
-http://www.geocities.com/hitchhikerslibrary : 팬픽션fan fiction 사이트.
-http://www.bbc.co.uk/dna/h2g2 : ‘지구판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표방하는 사이트로, 누구나 “Life, Universe, Everything”로 나뉜 세 항목 아래 자신의 내용을 덧붙여 엉뚱한 백과사전 편찬에 참여할 수 있다.
-www.bbc.co.uk /cult/hitchhikers : 영국 BBC 홈페이지의 히치하이커 사이트로, 다양한 세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http://www.bbc.co.uk/cult/hitchhikers/guide는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사물들을 항목별로 정리해 설명해준다.

3. 공식 영화 사이트
-http://hitchhikers.movies.go.com : 20여 년에 걸친 영화화 작업이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러 2005년 5월 6일 개봉될 예정이다. 애덤스는 영화 제작이 계속 지연되자 “영화 촬영은 최후의 심판일 직전에 시작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이 기상천외한 범우주적 모험담을 신속하게 영화로 만드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밥 먹듯 다반사로 일어나는 시공간 여행, 귓속에 집어 넣는 만능 번역기계 ‘바벨 피시’, 전 우주의 모습을 담아놓은 ‘모든 관점 보텍스’, 하늘을 날며 사랑을 나누는 아서와 펜처치의 모습 등 애덤스의 발랄한 상상력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이 풀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8. 더글러스 애덤스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세인트존스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병원 청소부, 헛간 건설업자, 닭장 청소부, 보디가드, 라디오 작가 등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직종에서 일했다. ‘히치하이커’ 시리즈로 휴고 상, 골든 팬 상 등을 받았으며, ‘코믹 SF’라는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히치하이커 시리즈의 무궁무진한 입담과 달리, 애덤스는 주위의 독촉과 압력을 받고서야 이야기를 풀어내곤 했는데, 시리즈의 4권인《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는 편집자와 함께 호텔에 갇혀서 완성했다고 한다.
2001년에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다른 소설 작품으로《더크 젠틀리의 탐정 사무소Dirk Gently’s Holistic Detective Agency》와《길고 어두운 영혼의 티타임The long dark Tea-Time of the Soul》등이 있으며, 1990년에는 동물학자인 마크 카워다인과 함께《마지막 기회Last Chance To See》라는 생물 탐사 보고서를 펴냈다. 세계 각지의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을 찾아 다닌 여행 보고서 형식의 이 책에서 애덤스는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멸종의 주범인 인간들의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드러내고, 우리가 모든 동식물을 보호해야 하는 건 “그들이 없다면 세상은 좀더 비참해지고 쓸쓸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9. 옮긴이
김선형은 서울대 영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강의와 번역을 하고 있다. 스스로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 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어느 날 깨달은 뒤로 그나마 최대한 잘해보려고 꽤나 노력한 덕분에 그간 토니 모리슨의《파라다이스》,《재즈》,《빌러비드》 그리고 실비아 플라스의《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등 엄청나게 훌륭한 책들을 번역하는 행운을 누렸다. 특히 그중에서도《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만나게 된 건 제발 무지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을 번역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은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글러스 애덤스는 지극히 우주적이면서도 지극히 영국적인 작가인지라, 영국 땅에 체류하는 인생의 짧은 시간 동안 이 책을 작업하게 된 것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젠 안녕히, 아서 덴트,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 정말 고마웠어요.
 
 옮긴이 권진아 역시 서울대 영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강의와 번역을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사이언스 픽션 마니아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르에 대한 애정을 적잖이 가진 그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정신없이 뒤섞인 은하계를 종횡무진하며 우주와 인류의 창조, 진화, 종말 전체를 거대한 농담으로 만들고 마는 ‘히치하이커’ 시리즈야말로 코미디와 사이언스 픽션의 최고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이 황당무계한 시리즈의 우주적 인기를 뒷받침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는 고사하고 이야기의 개연성과 일관성까지 가차없이 무시하며 모든 거대한 것들을 무심한 듯 신랄하게 희화화하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발군의 유머 감각이다. 하지만 독서란 무릇 진지한 것이라고 고집하는 분들이라도 염려할 것 없다. 정신없이 웃다 보면, 은하계에는 발도 디뎌보지 못하고 국지적 삶을 시들시들 살아가는 원숭이의 후손에게도 어느새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이 어렴풋이 떠오르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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